비스타 피플 Vol.1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장혜리



“첫번째 인터뷰 대상자,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장혜리”

2기인 신렌지는 3기인 혜리 언니를 한 3년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퍼스널컬러 컨설턴트로 일하는 그녀를 가장 먼저 인터뷰하는 걸로 대표님과 상의 끝에 결정했습니다. 비스타의 모든 정규과목을 다 들은, 그야말로 비스타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제겐 좋은 기회였습니다. 한 3년이 넘도록 친해지고 싶었는데, 뻔뻔한 소리겠지만 제가 너무 윗분들에게 깍듯해서 다가가지 못했거든요. 인터뷰를 핑계로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구나 사심도 좀 담아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장소는 성수동에 위치한 그녀의 소호 사무실 미팅룸. 한 여덟 명쯤 앉을 수 있는 곳을 두 명이 여유롭게 이용했죠. 제가 사간 페스츄리를 질질 흘리면서 인터뷰를 하는데 다시는 페스츄리를 사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맛은 있었지만 정말… 그래도 언니가 타준 스타벅스 커피는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텀블러도 예뻤고. 선물로 받은 비누는 인절미 콩떡 같고, 보석바 같고…성수가 핫하다더니 다 혜리언니가 있어서였나봐요.

그렇게 핫한 혜리언니와 성수동, 소호 사무실에서 맛난 커피를 마시며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Black Rouge, 장혜리



장혜리는 누구일까?

렌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혜리: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장혜리입니다.

렌지: 퍼스널컬러 말고 메이크업도 하고 천연비누 디자이너이기도 하잖아요?

혜리: 메이크업은 맞는데, 천연비누는 아직 좀 직업으로 한다고 말하기가 좀… 제가 배울 때는 좀 겁이 없는데, 그 정보를 제 것으로 만들 때 시간이 더 오래 걸리더라고요. 천연비누는 아직 배운지 얼마 안 됐고… 그래서 아직은 정리가 안됐어요.

렌지: 오- 배우는 건 가볍게, 정리는 신중하게!

혜리: (웃음)



블랙루즈, 그 유래를 찾아서...

렌지: 언니 브랜드 이름이 ‘블랙루즈’잖아요, 들을 때마다 왜 블랙루즈라고 지었는지 궁금했어요.

혜리: 제가 검정색을 좋아해요. 

▲사진 : 옷장 안은 그야말로 블-랙. 블랙이라고 다 같은 블랙이 아니다, 질감도 소재도 핏감도 다양!! 검정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대학을 다닐때 까지는 검정색 옷을 매우 많이 입었어요. 화장은 하나도 안했고요. 그러다 뭔가 좀 다른 색을 내 얼굴에 입히고 싶어 선택한 게 립스틱이었어요. 그 때를 기점으로 컬러와 패션을 즐기기 시작했고, 뷰티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게 됐죠. 스스로를 가꾸기 시작하면서 한 달 전의 나보다, 또 일 년전의 나보다 더 아름답게 변해가는 것이 좋았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블랙루즈'를 지었어요.  

렌지: 아, 스토리를 담고 있는 이름이네요.

혜리: 일 하면서 정한 이름이기도 해요.  손님들이 컬러 컨설팅 받을 때 가장 먼저 궁금해 하시는 립스틱과 블러셔을 모두 포함하는 단어가 루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색인 블랙과 루즈를 합친 것이기도 하죠. 이렇게 따로 따로 붙여서 만든 이름이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검정색 립!' 이란 의미도 있어요.

렌지: 아, 정말 그렇네요. 검정색 립이라니 굉장히 강렬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져서 좋은 거 같아요.



예쁨의 정의

렌지: 언니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정의가 그 블랙루즈 의미를 풀어내면서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혜리: 아니… 단순하게 지은 거라, 거기엔 그런 거창한 뜻이 없어요(웃음). 그것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패션디자인 학과를 나왔고 예쁜 옷에 관심은 굉장히 많았거든요. 근데 한 편으로는 콤플렉스가 생기는 거예요.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게 어울리지 않았고, 그저 멀어보였으니까. 그렇지만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잖아요. 노력해서 조금만 바꿀 수 있는 것들, 피부컨디션이나 몸매 같은 것들은 좀 더 신경 쓸 수 있으니까. 남들이 나한테 안 어울린다고 해서 예쁜 옷을 입으려 다시 태어날 순 없잖아요. 꼭 입고 싶다면 덜 안 어울려 보이게 해서라도 입는 편이 행복한 거 같아요. 우린 모델 몸은 아니라서 운동으로도 한계는 있을 수 있겠죠. 그래도 체형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옷이 뭔지 시행착오를 거쳐서 더 나은 스타일을 찾을 수 있잖아요.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포기하지 말아야죠.

렌지: 맞아요. 다시 태어날 수도 없는데.

혜리: 네, 그리고 자기를 기준으로 옷을 입어야죠. 유행이라고 다른 사람에 따라가는 것보다는. 물론 유행을 따라 새로운 스타일을 입어보고, “이게 나한테 잘 어울리네?”하고 깨달으면 좋지만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서 자기 것은 없는. 그런 걸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부 연대기

렌지: 블로그에 들어가면 자기소개 – 퍼스널컬러 – 메이크업 – 패션 – 천연비누 순으로 위젯이 있더라고요.


▲사진: 장혜리 블로그 위젯 https://blog.naver.com/pierrot_4


혜리: 원래 패션을 전공했어요. 아까 질문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졸업할 때는 검은 옷만 입고 화장도 잘 안했죠. 

그래서 화장을 하긴 해야겠는데, 제일 쉬운 게 립스틱일 거 같더라고요. 결국 사러 갔더니 색을 못 고르겠는 거예요. 그 때쯤인가, SNS에서 퍼스널 컬러를 찾을 수 있는 수업이 열린다기에 강의를 들으러 갔어요. 많은 걸 기대하지 않고 배웠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 때 립스틱도 샀고, 검은색과 흰색 옷 밖에 없는 옷장에 카키색 티셔츠도 하나 넣을 수 있었죠.


▲사진: 문제의 카키색 티셔츠, 그렇게 검정색 말고 다른 티셔츠들이 옷장 안에 하나둘 자리 잡았다고.


렌지: 그럼 메이크업은요?

혜리: 그 퍼스널 컬러 수업이 끝나고 나서 배웠어요. 이론만 있는 상태에서 티셔츠와 입술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거 같더라고요. 립 제품만으로는 얼굴을 다 커버할 수 없기도 하고. 메이크업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 때 마침 김승원이라는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이 학원을 차리신 거예요. 프로모션처럼 메이크업 박스만 있으면 기초과정이 무료더라고요. 게다가 강사진도 좋아서 당장 찾아갔죠. 그렇게 메이크업 공부를 시작했어요.

렌지: 근데 왜 천연비누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셨어요?

혜리: 메이크업을 배우고 하게 된 건 좋았는데, 하루에 두 번씩 지우고 다시하고 하니까 피부가 너무 아프더라고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에요. 왜 이렇게 됐을까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다가 클렌징을 너무 빡빡 문질러서 한 게 문제였다는 걸 알았어요. 클렌징할 때 좋다고 해서 당시에는 별로 쓰지 않던 클렌징 워터에 눈을 떴죠. 그래도 여전히 더 좋은 클렌징 방법은 없을까 싶더라고요. 좀 더 성분이 단순하고 좋은 클렌져가 있으면 좋을 거 같았어요. 찾아보니 천연비누 만드는 커리큘럼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천연비누 공부를 시작하게 된 거였어요.

렌지: 만드는 거에서 끝날 수도 있는데 천연비누 디자인까지 공부하신 건 왜…?

혜리: 예쁘잖아요.




▲사진: 실제로 인터뷰 하러 가서 받은 비누. 왼: '보석바' 비누 오:'인절미 콩떡에서 콩 뺀' 비누. 이름이야 방금 지어낸거지만, 어쨌든 예쁘다.


렌지: 아, 그럼 결국 좋아하는 것들을 따라오다 보니 여기까지 오신 거군요.

혜리: 네, 이걸 하니까 저게 궁금하고, 저걸 하니까 또 새로운 게 궁금하고. 그런 식이었죠.



초보는 전문가에게!

렌지: 그런데 꼭 찾아가서 배우지 않더라도, 유튜브나 책으로 배울 수 있는 방식도 있는 거잖아요. 언니는 학원에 다니면서까지 배운 걸 보면 공부하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인 거 같아요.

혜리: 음… 그건 아니에요. 사실 그 때는 유튜브가 지금처럼 크지도 않았고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에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책에도 없는 지식이 있고요. 저는 쌩 초보였고 제 얼굴에 대한 질문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바로 앞에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죠. 사실 메이크업 같은 걸 할 때도 브러시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그 손힘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이런 건 직접 보는 게 빠르거든요. 지금에 와서도 무엇으로 공부를 할까 정해야 했다면 저는 학원을 다니러 갔을 거예요.



고객님 고객님 어떤 고객님?

렌지: 보통 어떤 나이대의 분들이 어떤 니즈를 가지고 찾아와요?

혜리: 예전에는 20대 초반이 더 많았어요. 보통 컬러컨설팅을 많이 받길 원하셨죠. 어떤 옷이 잘 어울리는지, 어떤 색이 잘 어울리는지 궁금해서. 그런데 메이크업도 같이 하니까 연령대가 좀 더 높아지더라고요. 30대 초반 분들, 특히 직장인 분들이 “화장을 한 거 같이 화장하고 싶다”면서 상담을 받으러 오시더라고요.

렌지: 원하는 게 연령에 따라 확연히 다르네요. 그럼 보통 뭘 보고 오세요?

혜리: 블로그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을 보고 많이 찾아오세요. 인스타그램은 제가 별로 많이 안 해서 그다지…

렌지: 스마트스토어로도 와요? 서비스도 팔 수 있구나. 어떤 카테고리에서 찾을 수 있어요?

혜리: 뷰티 쪽은 상품권으로 검색하면 나와요. 몇 시간 상담 이용권이나, 헤어숍 같으면 얼마어치 상품권을 제공한다는 식으로.


▲사진: 퍼스널컬러 컨설턴트 장혜리 홈페이지에서 찾은 '블랙루즈뷰티' 상품권 두 종.


렌지: 많은 컨설턴트 중에 왜 언니를 찾아왔을까요?

혜리: 제가 물어봤는데 너무 많이 찾아다녀서 잘 기억이 안 난대요. 사실 이용하시는 분들 나이 대를 생각하면 아주 적은 돈은 아니니까, 신중하게 따져봤겠죠.

렌지: 와 이유를 잊어버릴 만큼 돌아다녔는데도 언니에게 찾아왔다는 건, 그만큼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는 거네요!

혜리: 그런가…?



계절과 함께 돌아오는 고객님

렌지: 왔던 손님이 다시 오는 경우도 있죠?

혜리: 컬러를 진단받은 손님이 다시 오는 경우는 없지만 그 손님이 메이크업 컨설팅을 받으러 오신 적은 있어요.

렌지: 아, 컬러는 확확 바뀌기가 쉽지 않으니까... 근데 왜 컬러 컨설팅을 받은 분이 메이크업을 들으러 다시 올까요?

혜리: 어려워서요. 컬러 컨설팅을 받고 그 때의 분위기에 맞춰서 어떤 메이크업을 하면 좋은지 알아 갈 수는 있는데, 우리가 한 가지 종류의 메이크업만 하는 게 아니니까 다른 것도 해보고 싶으면 오더라고요.

렌지: 그러면 언니랑 좀 비슷하네요. 한 수업 듣고 또 관심이 생겨서 다른 수업도 들어보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언니처럼 배우는 걸 좋아하나 봐요.

혜리: 메이크업에 관심이 있으니까요.

렌지: 특별히 기억나는 손님도 있겠어요.

혜리: 메이크업을 한지 얼마 안 되어서 막 헤매는 대학생 친구가 왔는데, 배우고 나니까 너무 재밌어졌나 봐요. 그래서 “다음에 또 올게요~ 언니”이러고 발랄하게 가더라고요.

렌지: 그리고 다시 왔어요?

혜리: 아뇨. 간지 얼마 안됐어요. 이게 메이크업도 시즌별로 달라지니까요. 그런 만큼 계절이 지나면 다시 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컬러컨설팅은 1회성일 수 있는데 메이크업은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이런 건 상품을 구성할 때 좀 반영을 해야겠죠.



갑분파(갑자기 분위기 파우치털기)

렌지: 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저도 엄청 화장을 못하거든요. 주변에서 자꾸 화장했냐고 얘기해요. 아마 섀도우로 음영을 못 넣어서 인 거 같아요.

혜리: 혹시… 오늘도 하고 온 거예요?

렌지: 이렇다니까요?! 하고 왔는데…(시무룩)

혜리: (웃으며) 어떤 섀도우 써요?

렌지: 아, 제 파우치에 오늘 쓴 섀도우가 다 있어요.

혜리: 섀도우를 한 개만 쓴 게 아니라니…


▲사진: 문제의 신렌지 파우치 속 화장품 들...


렌지: 선생님 상태가 어떤가요?

혜리: 아주 무난한 웜톤의 파우치를 가지고 다니시네요.

렌지: 오늘은 이 섀도우 베이스로 깔았어요.

혜리: 아, 확실한 문제를 알았어요. 이건 눈에 올렸을 때 티가 안 나는 색조잖아요. 블렌딩이 어렵죠. 이것보다는 저 클리오 제품을 베이스로 깔고 갈색 셰도우로 연습해보세요.

렌지: 아, 저 맨날 그런 여리여리한 것만 썼는데... 인상을 좀 부드럽게 만들고 싶어서. 그래서 그랬구나. 넵! 화장한 것처럼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정말 인터뷰하길 너무 잘했어요. 헤헷.



퍼스널 컬러 진단법

렌지: 근데 전 늘 퍼스널 컬러에 대해 궁금했거든요. 뭐로 결정하는지. 피부톤을 본다고도 하고 눈 색으로 하는 분도 있고, 머리색도 영향을 주잖아요?

혜리: 다 봐요. 계절이 네 가지나 되는데 그 계절에 해당하는 천을 모두 얼굴에 대볼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피부톤을 먼저 보긴 하죠. 그리고 머리카락의 굵기, 윤기, 흰자부분과 동공 색의 대비감 이런 타고난 것들을 보고요. 웜톤, 쿨톤의 드레이핑 천을 번갈아 가면서 올려서 베이스를 진단하죠. 거기에 데일리한 상황에서는 어떤 옷을 입는지, 평상시에 어떤 이미지이고 싶은지 등을 고려해서 추천해줘요.

렌지: 음… 그렇다면! 제가 만약에 프레쉬한 이미지가 되고 싶다 말씀드리면 뭐라고 조언해 주실 건가요? 뭔가 생생하면서 모던하게. 너무 튀는 건 말고요.

혜리: 바로 이 자리에서 알려줄 수 있는 정도는, 회색 빛이 돌고, 베이직한 느낌의 옷을 입으면 어떨까 싶어요. 레이어링 해서 세련된 느낌으로요.

렌지: (메모하며)오오오…

혜리: 거기에 한마디 더 덧붙이면 중채도 정도의 살짝 어두운 회색 톤이 섞인 컬러면 더 좋겠어요.



최애(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렌지: 가장 애용하는, 언니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의류나 메이크업 브랜드가 있어요?

혜리: 저는 좋아하는 패션브랜드가 없어요. 그것보다는 매 시즌마다 나오는 새로운 제품 중에 그 당시 내 관심사랑 맞는 걸 사는 거 같아요.

렌지: 음… 관심사요, 예를 들면 어떤 관심사요?

혜리: 그 동안 사 놓은 아이템과 맞춰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제 옷장안에 없으면 관심이 생기죠. 제가 A라인 스커트만 있으면 펜슬 스커트를 하나 사볼까 하는 거고요. 색이라든지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보기도 하고요. 그런 걸 보는 거죠.

렌지: 으으음. 그럼 보통 온라인으로 쇼핑 많이 하시겠네요.

혜리: 그렇죠. 온라인으로 보거나 아니면 자라 가끔 보고. 메이크업 브랜드는 맥. 색조가 진해서요. 맥은 아티스트 브랜드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매 시즌마다 컬렉션처럼 화보 같은 걸 브랜드에서 발행을 해주는 것도 좋아요. 프리랜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요. “S/S 트렌드는 이거고요” , “F/W는 이거고요” 이렇게 제안을 해주는 브랜드여서 좋죠.


▲사진: 심심치 않게 언니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맥 색조 제품 들...


렌지: 온라인으로 살 때는 어떤 곳을 주로 이용하세요?

혜리: 지그재그 많이 봐요. 쇼핑몰 중에서 즐겨찾기 해놓은 곳에 신상이 올라오면 한 번 보고, 별로인 거 같으면 즐겨찾기 취소하면서요. 그러다 괜찮은 게 있으면 카테고리 별로 폴더를 만들어 놓고 위시리스트에 넣었다가 한 번 더 생각하고 사요.



성장의 방향

렌지: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성장시키고 싶어요?

혜리: 지금은 뭐 새로운 걸 더 배우기보다는 깊이 있게 있는 것들을 정리하는 데 집중하고 싶어요.

렌지: 그럼 또 정리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커리큘럼이 있다고 하면-

혜리: 그럼 가서 듣겠죠.

렌지: 역시… 언니는 공부를 좋아해요.

혜리: 아니에요. 그저 관심이 있어서 보는 거죠.

렌지: 한 거 같은데…






비스타 멤버, 장혜리



드림브랜딩을 듣다


▲사진: 2015년에 열린 드림브랜딩 3기.   


렌지: 드림브랜딩 수업은 어떤 계기로 알게 되어서 수업을 듣게 되셨어요?

혜리: 제가 원래는 직장인이었어요. 주말에도 주 6일을 일하는. 그래서 쉬는 날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잤어요. 그러다보니까 삶이 너무 피폐해지더라고요. 집-일-기절-집-일-기절 이러니까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그 때 너무 우울하고 힘들었어요. 혼자 있으니까 더 그렇더라고요. 그러다 '어썸독서모임'을 알게 되면서 참여하게 됐고, 거기서 인숙언니를 알게 됐죠. 언니가 드림브랜딩이라는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도 알았고요.

렌지: 왜 그 수업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혜리: 일단 일을 그만두려고 하긴 했는데, 명분이 없어서 좀 우물쭈물 하고 있었어요. 명분을 찾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해요. 드림브랜딩 수업에서 내 관심사나 하고자 하는 방향을 알 수 있다고 하니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 때 퍼스널 컬러에 관심을 갖게 된 거랑도 맞물려서 드림브랜딩 3기 이후에는 패션쪽이 역시 참 좋다. 컬러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렌지: 그렇다면 회사는…

혜리: 그 때 그만 뒀죠.



드림브랜딩 3기를 듣고 드레이핑 천을 사다

렌지: 드림브랜딩을 들을 때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으세요?

헤리: 좋아하는 거, 잘하는 거 적고난 뒤에 끝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적어보는 게 있었어요. 당시에 퍼스널컬러 커리큘럼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여서 그걸 다 적었던 게 기억나요. 하고 싶었던 게 그거 하나 밖에 없었거든요. 그렇게 쓰고 나서,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 블로그도 아무것도 안했거든요. 근데 컬러 진단할 때 쓰는 천을 샀어요.


 

▲사진: 문제의 드레이핑 천


그걸로 연습을 했죠. 궁금하니까. 친구들한테 해주면서 자기만족을 느끼고 그랬던 게 기억나요.



드림브랜딩(3기)에서 리브랜딩(11기)으로 가는 길

렌지: 3기를 듣고선 퇴사 하셨잖아요. 그리고 다시 드림브랜딩 11기로 리브랜딩을 했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혜리: 퍼스널 컬러를 배우긴 했지만, 뭔가 그걸로 시작할 수 있는 내 일이 뚜렷하진 않았어요. 이걸 기반으로 뭔가 더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싶었죠. 근데 그걸 혼자 고민해봐도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비스타를 찾아 갔었죠.

렌지: 드림브랜딩 3기와 드림브랜딩 11기 사이에 브랜드 유를 들으셨던데…

혜리: 맞아요. 그때 브랜드유를 들으면서 블로그를 만들었고, 그걸 통해서 컨설팅 문의가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죠. 다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좀 더 확장성을 가지고 깊이 있게, 저를 차별화 할 만한 걸 추가하고 싶었죠. 당시에 제가 알고 있던 퍼스널컬러 진단법이 한계에 부딪치기도 했고요. 그 때 컨설팅을 다시 닫고 새롭게 진단법도 업데이트를 하려고 새로 배우면서 11기로 리브랜딩을 한 거죠. 리브랜딩 이후에는 메이크업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워서 상품을 추가할 수 있었고요.



비스타의 '거의' 모든 것을 듣다

- 드림브랜딩 / 브랜드유 / 나의 일이 돈이 되는 법(이하 나일돈) / 감각소양 디자인

렌지: 비스타에서 진행하는 정규 강의는 다 들으셨잖아요. 드림브랜딩, 브랜드유, 나일돈까지.

혜리: 그렇죠. 드림브랜딩에서는 내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어서 들었고요. 브랜드유는 블로그를 어떻게 관리하고, 내가 얻은 경험을 어떻게 일로 엮어낼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들었죠. 나일돈 때는 좀 더 구체적으로 내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들을, 유지비 같은 고정비라든지, 정말 숫자 계산을 했어요. 그렇게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알아 나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 일의 철학도 찾아보고 슬로건인 “Black is Colorfull”도 나왔고요.

렌지: 아, 그 전에는 좋아하는 길을 따라서 왔는데, 나일돈 때부터는 좀 더 치열하게 고민했던 거구나.

혜리: 제가 거창한 명분으로 시작한 건 하나도 없었거든요. 의식의 흐름대로 하고 싶은 걸 하다가 이렇게 직업이 됐고요. 약간 가볍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죠. 그런 상태를 다시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가령 아까 물어보셨던 “아름다움이 뭐라고 생각하세요?”에 답이 될 만한 고민도 그 때 해봤던 거 같고요.

렌지: 감각소양 디자인도 들으셨잖아요.

혜리: 그건 블로그를 디자인할 때 도움이 됐어요. 그 수업이 끝나고 지금의 블로그 위젯을 만들게 된 거죠. 간간이 지금 이미지 편집을 할 때 사용하고요.

렌지: 이미지 편집이 일하시다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혜리: 아무래도 상담이 끝나면 스타일에 관한 자료도 정리해서 주고, 상품 기획해서 올릴 때도 필요하죠.


▲사진: 스타일 자료의 예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짐.



워크북 활용법

렌지: 수업 들으면서 워크북도 많이 받으셨겠네요.

혜리: 가끔 다시 꺼내 봐요. 드림브랜딩이 특히 그렇죠. 뭔가 일은 막 벌려 놨는데, 어떻게 엮어야 할까 이런 게 고민이 될 때 보죠. 또 ‘그 때는 이런 걸 했는데, 지금은 어때? 지금은 싫어? 지금은 또 배우고 싶은 게 혹시 있나?’ 보면서 생각하기도 해요.



비스타 멤버들과의 만남

렌지: 비스타 내부에 행사도 있었고, 또 같은 기수에 있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다니기도 하잖아요. 언니도 그런 교류가 도움이 되었던 적이 있어요?

혜리: 예전부터 아는 친구들이 있더라도 그들과 저는 다르잖아요. 그래서 말할 수 없는 고민들도 많이 생기죠. 그런데 비스타 멤버 분들은 아무래도 교육을 통해 묶인 프리랜서 모임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좀 결이 비슷한 거 같아요. 그래서 원래 친구들에게는 묻지 못했던 고민도 얘기할 수 있고요. 다들 배우는 걸 좋아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줘서 좋아요.

렌지: 영감이라면 일을 할 때요?

혜리: 네, 전공자들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자기가 생각했을 때 불가능 할 거 같은 건 그냥 걸러서 말하거든요. 근데 비전공자들은 터무니없는 걸 말해주잖아요.

렌지: 예를 들면 어떤 거요?

혜리: 음, 제가 만약에 비누 만들기를 배웠다면, 그냥 제 친구들은 ‘배웠구나’하지만, 비스타 멤버분들은 프리랜서라서 그런 건지, 비누를 이렇게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정보를 준다든지. 패키지는 또 어떻게 구성하더라 하고 본 걸 말해준다든지요. 비누인데 약산성 비누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분도 있고요. 세안용 비누인데, 아침세안용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는 분들, 할로윈 비누를 만들어 달라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런 정보들이 다 도움이 돼요. 그분들도 즐거워하고요.

렌지: 배는 달라도 하나의 파도를 타고 가는 느낌이라 외롭지 않은 느낌이 들겠네요.

혜리: 혼자일하는 형태의 프리랜서이지만, 그렇다고 정말 혼자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니까요.



당신에게 다가올 비스타의 의미

렌지: 어떤 분들에게 비스타와의 만남이 의미 있을 거 같아요?

혜리: 계속 뭔가 배우려는 사람이요. 자기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뭘 하라고 알려주지 않잖아요. 일을 안 하면 수익이 안 나고.

렌지: 프리랜서네요(웃음).

혜리: 프리랜서한테만 좋은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제일 잘 맞는 거 같긴 해요. 일을 해도 잘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호기심도 많고요. 늘 새로운 걸 하고 있으니 얘기하는 게 달라질 거고요. 서로 맡은 분야가 다르면 또 비스타에서 얻는 게 많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를 끝내며...

가끔 복도를 지나다니는 사람이 흘끔 쳐다보거나 옆 방에서 한 번은 크흠- 하고 소리를 낼 만큼 우리의 인터뷰 현장은 훈훈하고 흥겨웠습니다. 독자를 위해 모두 존댓말로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존대와 반말을 섞어쓰던 언니도 결국엔 편하게 말을 놓았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달까요. 대화에 너무 몰두하느라 제가 사간 빵은 5분의 1은 먹었고 5분의 1은 흘렸고 나머지는 언니의 냉장고에 들어갔죠. 잊지 않고 맛있게 먹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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