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인터뷰할 일이 많아집니다. 그덕에 인터뷰 당하는 분의 목소리를 들을 일도 늘어났지만, 녹취를 풀며 제 목소리를 들을 기회도 늘어났어요. 인터뷰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므로 '나는 당신의 얘기를 듣고 있고, 당신과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싶다.’는 태도를 보이다 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답변을 정확하게 기록하기보다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것이 좋은 인터뷰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믿기 때문인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놓치는 부분도 생기기 마련이라 녹취파일을 풀어볼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집에 가서 녹취파일을 재생해 보면... 가끔은 제 목소리에 부끄러워지곤 해요.
‘왜 난 시옷 발음이 안 될까?’, ‘왜 난 비염이 아닌데 코맹맹이 같은 목소리가 날까?’
그러다 떠오른 것이 스피치 교육 전문가 최미영쌤이었습니다. 이번 2월에는 미영쌤을 인터뷰하기로 마음먹게 되죠.
비스타 아지트가 있는 합정역 7번 출구, 분위기 좋은 카페 콘하스에서 2월 12일 저녁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날따라 어찌나 제 발음이 더 이상하게 들리던지. 녹취파일을 풀 엄두가 나질 않지만… 듣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용기 내 봅니다!
스피치 교육 전문가 최미영
최미영, 그녀는 누구인가?
렌지: 안녕하세요, 미영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미영: 스피치 교육 전문가 최미영이라고 합니다. 스피치 교육을 전문으로 하지만 방송사에서 엠씨도 보고 기업행사에서 진행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말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더 제 일을 이해하기 쉬우실 거예요.
대기업 사내 아나운서였던 그녀가 프리랜서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
▲사진: 사내아나운서 시절 미영쌤
렌지: 원래 한 10년 정도 LG 사내 아나운서로 일하고 계셨던 거로 알아요. 회사 내의 아나운서는 방송국 아나운서와 같은 일을 하나요?
미영: 아나운서 일만 하지는 않아요. 보통 알고 있는 그 아나운서의 일들은 전체업무의 한 10%밖에 차지하지 않고, 나머지 90%는 PD의 업무죠. 조직문화 개선 활동이라든가 경영 메시지, 신제품 및 서비스 등을 취재해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사실은 아나운서의 업무 외의 다른 일을 더 많이 했죠.
▲사진: PD도 하고 기자도 하고... 이래저래 바쁘게 뛰어다녀야 했던 사내아나운서 최미영의 삶
렌지: 지금은 LG의 사내 아나운서로 일하고 계시지 않잖아요? 대기업에서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인 제가 그냥 생각해 볼 때는 고강도의 일을 하지만 그래도 '대기업'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 나올 때도 큰 용기가 필요했을 거 같아요. 주변에서도 말렸을 거 같고요.
미영: 실제로 제가 그만둔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도 백이면 백 "아니,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둬?"라고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겉으로만 보고 있는 거잖아요. 내면에서 그 사람이 일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사실은 잘 모르는 거니까, 그냥 객관적인 몇 가지 지표만 보고 '저 사람이 하는 일이 굉장히 좋은 일인 거 같다. 저 사람이 다니는 회사가 굉장히 좋은 거 같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그 내부에서는 매우 많은 것들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눈에 보이지 않는.
예를 들면 그 조직 안에서의 제 개인이 목표로 하는 비전이라든지, 그런 걸 제가 아닌 사람들은 느낄 수 없잖아요. 저 같은 경우 직군이 특이했기 때문에 고민이 더 많았고요. '이 조직 안에서 10년~ 20년 계속 회사생활을 할 수 있을까?' 자주 고민하게 됐죠. 확신이 안 생기더라고요. 왜냐하면 회사 내에서 제가 기준으로 삼을만한 롤모델을 발견하지 못했거든요. 제 직군에, 여성으로서, 이 조직에서 20년, 25년, 30년 지속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사람을 보지 못 했어요. 그렇다 보니까 막연하게 나는 이 조직을 오래 다닐 수 없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걸 느낀 순간부터 막연하게 '이 조직을 다니지 않는다면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굉장히 오래 고민했고, '그러려면 내가 좀 힘이 있을 때 퇴사해야겠구나. 밖에 나가서 버틸 수 있는 그런 힘이 있을 때 퇴사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퇴사, 그 이후 맞이한 절벽에서 그녀만의 길을 찾아내기까지
렌지: 회사를 나오시면서 바로 "이제 나는 새로운 일을 한다!"하고 바로 스피치 교육을 시작하긴 어려웠을 거 같아요. 그걸 생각하셔서 나오시기 전에도 나온 뒤에도 얼마간의 기간 동안 일을 준비하셨을 거 같은데... 혹시 어떠셨나요?
미영: 사실 막연히 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내가 몇 살 때 회사를 그만두어서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그냥 막연하게만, 왠지 오래 못 다닐 거 같다고 느꼈죠. 그러다 2015년 상반기에 우울증을 앓게 됐어요. 출근할 때도 눈물이 흐르고 퇴근할 때도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어느 날에는 숨이 안 쉬어지기도 했고요. 결국엔 살려고 그만뒀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게 됐고 준비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막연하게 나는 퇴사하면 아무래도 스피치 전문학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만 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막연하게나마도 생각을 해 놨던 것들이 퇴사할 때 굉장히 많이 힘이 됐어요. '그러면 그만두더라도 이쪽으로 준비하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퇴사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렌지: 그저 막막할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으니까 좀 더 나았겠네요.
미영: 그렇지만 또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절벽이잖아요? 퇴직금은 줄어들고 시간은 가고. 저도 모르게 자꾸 퇴사하고 나서 잡코리아를 보게 되더라고요.
렌지: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시려고요?
미영: 네(웃음). 그러다 결국은 이미지 컨설팅 쪽을 준비했어요. 스스로에게 속았던 거 같아요. 퇴사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왜 그만두냐고 물어보는데, 제가 거기에 대고 "우울증이 있어서 회사를 못 다니겠어요."라고는 말하기 어려워서 "아, 저 이미지 컨설팅 하려고요."라고 말하곤 했거든요. 스스로 명분을 만들었는데, 너무 퇴직 인사를 그런 식으로 많이 하다 보니까 저까지 속은 거죠. '아, 난 이미지 컨설팅을 하고 싶은 사람이야.' 그래서 퇴사를 하고 나서 이미지 컨설팅 공부를 많이 했어요. 퍼스널 컬러 자격증도 따고요. 메이크업도 배웠죠.
▲사진: 퍼스널 컬러를 공부하던 미영쌤
그렇지만 사실 패션 되게 안 좋아하거든요. 퇴사까지 해서 이미지 컨설팅 공부에 시간도 많이 쓰고 돈도 많이 쓰고나니 더 수능 보듯이 공부했는데, 제가 쇼핑만 가면 그렇게 몸이 아픈 거예요. 즐겁지 않은 거죠. '이렇게 많은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투자했는데 이게 나와 맞지 않는다'는 걸 수업료를 꽤 지불하고 나서야 깨달았던 거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한데, 잘할 수 있는 건 뭐고 잘 맞는 일은 뭐고 이런 걸 고민하는 시간도 충분히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현재 1인기업스쿨 대표인)인숙 대표님을 만났어요.
렌지: 또 새롭게 준비를 하게 되셨겠군요. 그때가 혹시 언제쯤이었을까요?
미영: 제가 이미지 컨설턴트를 준비했던 게 1년 반 정도 됐거든요. 퇴직금은 다 사라졌고 시간은 시간대로 흐른 뒤였죠. 얼마나 마음이 지쳤겠어요. 그래서 퇴사한 게 슬슬 후회되던 때였어요. 그러다가 중간에 제가 해외에 나갈 일이 있어서 설상가상으로 경력이 단절되기까지 했죠. 그러고 2017년 초에 한국에 들어왔어요. 그때 정말 막막했는데 마침 김인숙 대표님 특강이 열린다는 걸 봤죠. 특강을 듣고 나서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비스타의 드림브랜딩(현재 1인기업스쿨의 파인드코스)을 듣고 본격적으로 제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직접 걸어본 프리랜서의 길, 무엇이 가장 장애물 처럼 느껴졌는지
렌지: 혹시 일하시면서 마주하게 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미영: 상상과 실전은 참 다르다고 느낀 게, 그냥 상상할 때는 내가 나가서 스피치 학원을 열면 올 거 같잖아요. 막상 나와서 일을 해보니까, 저한테는 영업력이라든가 마케팅력이 부족하더라고요. 개인으로 일할 때 정말 중요한 게 그 둘인데 말이죠.
렌지: 맞아요. 내가 밖에 얘기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잖아요.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고객을 데려와 주는 것도 아니고요.
미영: 저도 해본 적이 없어서 몰랐어요. 정말 바닥부터 시작하면서 학원에 들어가서 일도 배우는 시간도 보내야 했죠. 사실 퇴사를 생각하는 분들은 그런 시간을 잘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정말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그 각오가 없으면 홀로서기는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은 퇴사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건... 첫 번째는 절대 쓸데없는 걸 배운다고 퇴직금을 낭비하지 말 것. 두 번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어떻게 돈으로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볼 것. 그리고 세 번째 나에게 그만한 영업력과 마케팅력이 있는지 확인해볼 것. 전 이 세 가지를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책 없이 나오면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왜 '스피치' '교육'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을까?
▲사진: 스피치 교육 전문가 미영쌤
렌지: 그렇게 고난 끝에 결국 스피치 교육 전문가의 길을 걷고 계신 거잖아요. 왜 다른 게 아니라 '스피치'여야 했고 그걸 '교육'하는 형태로 일을 하고 싶으셨나요?
미영: 제가 이미지 컨설팅하면서 많이 헤맸잖아요. 그러면서 생각한 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누가 원해야 한다.'였거든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건 스피치였고 스피치 교육이 필요한 누군가가 제 강점을 필요로 할 수 있겠더라고요. 나의 능력으로 누군가가 스피치에 자신을 갖게 만든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테고요. 그래서 스피치 교육을 하게 됐고, 하면서 느낀 거는 '아, 내가 잘하는 일을 해서 누군가가 바뀌는 걸 보는 건 되게 보람 있는 일이구나. 그 일 자체만으로도 나한테 되게 큰 에너지가 될 수 있구나' 였어요. 이전에 이미지 컨설팅 공부를 하기 위해 쇼핑할 때는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일을 하러 갈 때 즐거워요.
렌지: 그렇게 일하실 때 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이를테면 원동력 같은 게 있을까요?
미영: 사람들이 처음에 다 "너 왜 그 회사를 그만두냐"이러면서 저를 말렸잖아요. 그래서 저한테 더 증명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이 일은 정말 내가 원해서 선택한 거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야"라는 거를 나한테 증명하고 싶은 거죠. 그런데 제가 열심히 하다 보니 정말 재밌고, '이걸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지금 삶이 되게 만족스러워요. 내가 즐거운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니 '그때 퇴사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싶더라고요. 제가 한 선택을 옳은 선택으로 바꿔가려면 열심히 해야 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즐겁고, 즐거우니까 더 열심히 하고 이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거 같아요.
유튜브에서도 만날 수 있는 스피치 교육 전문가, 최미영
▲사진: 유튜브 '최미영 아나운서'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KhbE56XjvzsnHELIP0jO1A
렌지: 1년 반 정도 유튜브를 운영하셨잖아요.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요?
미영: 인숙대표님 때문에...(웃음). 저는 원래 페이스북도 안 하고 SNS를 일절 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인숙 대표님께서 저한테 유튜브를 한번 해보라고 제안을 해주셨죠. 그 당시에는 "유튜브가 뭐예요? 그걸 제가 올릴 수 있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유튜브를 몰랐어요. 그걸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요. 유튜브에 대한 책도 거의 없을 시절이었잖아요. 제안을 해주시니 고민을 해봤고 파다 보니 이게 괜찮을 거 같은 거죠. 그래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생각은 했는데 어떤 컨텐츠를 올릴 것인가가 관건이잖아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키즈 컨텐츠가 유행인 거 같아, 조카들을 데려다 놓고 책도 읽어보고 만들기도 해보고 별거 다 해본 게 생각나네요.
렌지: 1년 반만 유튜브를 운영 하신 게 아니네요?
미영: 네... 겉으로 보일 때는 1년 반인데, 그걸 만들기 전에 제가 시행착오한 시간이 있었죠. 조카들이 저희 집에 와서 만들기를 하면 제가 그걸 촬영하고 편집도 해보고, 그런데 이게 별로 내키지 않는 거예요. 조카들 얼굴이 나오는 것도 제 욕심 때문인 거 같고,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보이스트레이닝 해야겠네' 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올렸어요.
렌지: 그런데 반응이 굉장히 좋잖아요.
미영: 사실 한동안은 반응이 없었고요. 딱 하나 올리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누군가가 댓글을 이렇게 달아줬어요.
이 댓글이 정말 응원이 많이 됐어요. 전 악플만 달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감싸주고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렌지: 영상도 직접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까지 다 하고 계신 거예요?
미영: 네, 그게 있으니까 유튜브를 할 때 큰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카메라도 쓸 줄 알고 편집기도 쓸 줄 알고 영상도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으니까요.
▲사진: 직접 영상편집중인 미영쌤
오히려 저는 "PD 했었다면서 영상을 저렇게 만들었어?" 소리가 나올까봐 걱정이 많이 됐어요. 내심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비난을 신경 쓰느라 오픈을 망설였던 적도 있고요. 놀듯이 그냥 재미있게 소통하려는 목적으로 올리겠다는 마음이 되기가... 방송 쪽에서 일을 한 사람들은 더 어려운 거 같아요.
렌지: 콘텐츠로 올린 건 스무개 정도였는데 사실 뭐 유튜브든 SNS든 '채널을 키울 때는 꾸준히 일주일에 두 번은 올려야 한다' 뭐 그런 말을 하잖아요. 그런데 미영쌤 채널을 보면 한 달에 한 번꼴로 올리시는데 구독자가 1만 3천여 명이더라고요. 정보성 컨텐츠이기 때문도 있지만, 또 특별히 미영쌤이 생각하는 꾸준한 구독자수 증가의 비결이 있다면 뭘까요?
미영: 제가 한 번 유튜브 구독자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설문 진행을 했었는데 "왜 제 채널을 구독해주셨냐"고 물으니 다들 하셨던 얘기가 '상업적이지 않았다'는 거예요. 다른 유튜브는 학원에서 운영하는 경우도 많고, 뭔가 액기스는 없는데 더 듣고 싶으면 "학원을 와라"라고 말하는 곳이 많아서요. 그런데 제 채널의 영상들은 다 알려주더라는 거죠. 그런 이유로 구독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오프라인 상의 스피치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렌지: 유튜브도 하시고 블로그도 하시고 페이스북도 하시잖아요. 정말 오프라인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은 어디를 통해 의뢰를 많이 주시나요?
미영: 유튜브를 보고 오세요. 카카오톡 아이디를 넣어놔서 그곳으로 연락을 주시는 편이고, 아니면 이메일로도 연락을 받죠.
렌지: 보이스트레이닝 쪽으로 많이 오시나요?
미영: 네, 거의 보이스 트레이닝으로... 올 것 같죠?
렌지: 네.
미영: 그런데 의외로 저한테 수업을 들으시는 분 중에는 보고 트레이닝을 받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진: 미영 아나운서의 그룹 보고 스피치 강의
회사에서 보고할 때 필요한 스피치 방법을 배우는 거죠. 제 채널의 구독자는 거의 20대에서 30대 여성층이 65% 예요. 하지만 정작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은 40대 50대 직장인 남성분들이 의외로 있더라고요. 회사에서도 사실은 자신의 직급이 올라가면서 자신의 업무를 피력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져요. 특히나 팀장이 되면 임원한테 가서 보고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이건 저도 해봤지만 정말 심장이 타들어 가는 얘기거든요. 그런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이 꽤 있죠.
렌지: 그냥 가져가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군요.
미영: 그렇죠. 너무 떨려서 힘들어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보고드릴 것의 내용을 분명히 파악하고 스크립트도 짜야죠. 갑작스럽게 들어올 질문을 대비해 몇몇 예상 질문에 대한 답도 파악해보는 게 좋고요. 회사 임원분들도 꽤 많이 들으세요. 그분들이 아마 제일 말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가 많을 거예요. 임원이나 팀장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승진이 걸린 일이기도 하고 나의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한 생존의 문제와도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거든요. 그래서 면접 스피치 교육과는 또 다른 무게가 느껴지죠.
그녀의 올해 계획
렌지: 마지막으로 미영쌤께서 이번 년 특별하게 세운 목표가 있다면...?
미영: 올해 최대 목표는 건강이죠. 왜 그러냐면 프리랜서에게 건강은 제일 중요한 자산이니까요. 회사 다니면 '아, 회사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프리랜서는 아프면 그대로 일이 끊기는 거고 예정해 놨던 일들의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건강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줘야 해요. 강의했는데 몸이 아파서 제대로 된 강의를 못 해 드리면 이 사람의 귀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거니까, 최대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죠. 또 다른 하나는 보고 스피치 쪽으로 유튜브에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게 목표이기도 해요. 섣불리 말하기 좀 그렇지만 책을 하나 써보고 싶기도 하고요. 제안서도 써보고 경쟁도서 분석도 해보는 중이죠.
비스타 멤버 최미영
비스타와의 첫 만남
렌지: 비스타를 처음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미영: 제가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닌데, 우연히(?) 인숙 대표님과 페이스북 친구가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계속 인숙 대표 님이 페이스북에 올려주시는 글을 보다가 인숙대표님이 어떤 분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동안 계속 본 게 있으니 이분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있었죠. 그러다가 특강 공지가 나왔길래 바로 들었죠. 특강을 들어보니, 아 지금 나한테 굉장히 필요한 특강이구나 느낌이 들어서 바로 다음 날에 대표님께 연락을 드리고 드림브랜딩을 듣게 됐죠.
렌지: 쌤은 그래도 막연히 스피치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갖고 계셨잖아요. 그런데 왜 브랜드유가 아니라 드림브랜딩이었나요? 한 곳에서 일을 오래 하시면서 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하셔서 드림브랜딩을 들으신 건가요?
미영: 제가 수업을 듣겠다고 하니까 인숙대표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셨어요. 제 얘기를 쭉 들으시더니 '아, 그러면 드림브랜딩부터 들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라고 해 주셨죠. 그런데 사실은 제가 수업을 끝까지 못 들었어요. 다른 곳이었으면 "수업을 못 들으신 건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시니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없어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숙 대표님은 "그래도 한 번 찾아오세요"라고 하셔서 찾아왔고 그때 제 얘기를 쭉 들으시더니 유튜브를 권해주셨죠.
렌지: 그럼 드림브랜딩이 낳은 결과물은 유튜브네요?
미영: 그렇죠. 유튜브가 정말 효자 같은 게 유튜브를 보고 저한테 수업을 듣고자 찾아오시는 분도 많으시고 어떤 공간에서 교육해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고 행사 진행을 해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고요. 모든 것의 창구가 유튜브가 됐어요.
비스타에서의 보이스 트레이닝 강의
렌지: 그리고 나서 2017년에 비스타에서 보이스 트레이닝 강의도 2기까지 하셨잖아요.
▲사진: 당시의 보이스 트레이닝 강의 웹용 포스터
미영: 사실 저는 제가 학원에서 스피치 강의를 하면서도 혼자서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거든요.
렌지: 학원에 계시던 기간은 한 어느 정도였나요?
미영: 그것도 한 1~2년 되죠. 외국에 잠깐 나가있기 전에 제가 베이스로 삼을 수 있는 교육 콘텐츠가 없다 보니 학원에 있었고, 그런데 그것마저도 외국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사라지니까 막막해지더라고요. 자신도 없어졌고요. 그런데 인숙 대표 님이 "제가 수업 열어드릴게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막연하게 '내 이름을 걸고 열 수 있을까?'했는데 정말 열리더라고요. 이게 공고를 내니까 정말 수업을 듣겠다는 분들이 오셨고, 수업을 4주 동안 했어요. '아, 이거 정말 내가 수업을 열 수 있겠구나' 하는, 저만의 수업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저 스스로 한테서 발견한 거죠.
▲사진: 2017년 비스타에서 진행했던 보이스 트레이닝
비스타, 왜 수업이 끝난 후에도 계속 찾게 되는 걸까요?
렌지: 수업을 들으신 지 그럼 꽤 되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 이후에 비스타와 일을 하시기도 했고, 비스타 아지트를 대관해서 쓰시기도 하고 계속 뭔가 다양한 방식으로 비스타와 연을 맺고 계신 거 같아요. 어떤 점이 미영쌤을 비스타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걸까요?
미영: 저 같은 경우는 인숙대표님 때문이 크죠. 대표님께 어떤 매력이 있냐면 '단순히 나는 이 클래스를 운영하는 교육자예요'라는 느낌보다는 이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저를 챙겨주시고 '내가 정말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구나'를 제가 느낄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미영님,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라고 피드백도 주시고요.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언을 해주신 때가 많았죠. 그런 것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거 같아요. 1인 기업이라는 건 되게 외로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 시장 속에도 동료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거, 그것도 나의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또 우리 비스타 멤버들이 카톡 창에서 그런 것들을 해주고 있잖아요.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도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렌지: 분위기가 좀... 그렇죠. 따스하다고 해야 하나?
미영: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느낌? 동료를 얻어서 다 서로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이 느껴지니까 그게 너무 좋았던 거 같아요. 궁금한 게 있어서 단톡방에 올리면 다들 서로 답해주려고 하시고요. 그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결국은 김인숙 대표님과 비스타 멤버들이 저를 비스타에 머물게 하는 거 같아요.
인터뷰를 끝내며...
안 그래도 예쁜 콘하스에서 안 그래도 예쁜 미영쌤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미영쌤은 연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제가 녹취를 풀 때 얼마나 수월할 것인가를 보장해주셨고, 그러는 와중에도 '미영쌤 발음이 좋다 - 내 발음이 비교되어 들린다 - 의식이 된다 - 혀가 굳는다 - 발음이 정말 이상해진다 - 미영쌤 발음이 더 좋게 느껴진다 - 내 발음이 더 비교가 된다 - ....'란 생각에 잠깐 잠깐씩 괴롭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쌤 그런데 저는 혀가 정말 짧은가요? 누가 짧게 느껴진다고 해서..."라고 질문도 넌지시 던져보았죠. 그 덕에 저는 혀가 짧은 게 아니라, 입 안의 공간이 좀 작아서 오히려 혀가 자꾸 앞으로 나오는 것이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럴 때는 입을 좀 더 크게, 옆으로도 넓게 벌려 말을 하면 좋다고 하셨죠. 만약 제가 시옷 발음을 th 발음으로 하는 걸 발견하는 분께는... 제 책을 드립니다. 저도 시옷 발음을 교정하고 싶어요. 저도 미영쌤 처럼 또랑또랑 발음하고 싶어요. T n T
이렇게 제 문제가 뭔지도 파악했지만, 그보다 스피치 교육 전문가로 일하고 계시는 미영쌤의 고군분투기를 다룰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겉으로만 볼 때는 미영쌤의 매끈한(?) 이미지 때문인지 그저 꿋꿋하게 본인의 일을 잘하시고 있을 거 같단 생각만 막연히 들었거든요. 그런데 인터뷰를 해보니 '선생님께서도 처음부터 그렇게 쉽기만 했던 게 아니었구나.'싶었죠. 큰 대기업을 나와 본인의 일을 스스로 찾아 바닥에서부터 시작한 그 이야기들이 다른 분들에게도 공감을 많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미영쌤의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일화가 더 궁금하신 분들, 여기에 나오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가 미영쌤의 SNS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KhbE56XjvzsnHELIP0jO1A
블로그: https://blog.naver.com/sweetnavee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weetnavee/
언제든 구독. 좋아요. 팔로우. 환영이에효!
점점 인터뷰할 일이 많아집니다. 그덕에 인터뷰 당하는 분의 목소리를 들을 일도 늘어났지만, 녹취를 풀며 제 목소리를 들을 기회도 늘어났어요. 인터뷰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므로 '나는 당신의 얘기를 듣고 있고, 당신과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싶다.’는 태도를 보이다 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답변을 정확하게 기록하기보다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것이 좋은 인터뷰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믿기 때문인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놓치는 부분도 생기기 마련이라 녹취파일을 풀어볼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집에 가서 녹취파일을 재생해 보면... 가끔은 제 목소리에 부끄러워지곤 해요.
‘왜 난 시옷 발음이 안 될까?’, ‘왜 난 비염이 아닌데 코맹맹이 같은 목소리가 날까?’
그러다 떠오른 것이 스피치 교육 전문가 최미영쌤이었습니다. 이번 2월에는 미영쌤을 인터뷰하기로 마음먹게 되죠.
비스타 아지트가 있는 합정역 7번 출구, 분위기 좋은 카페 콘하스에서 2월 12일 저녁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날따라 어찌나 제 발음이 더 이상하게 들리던지. 녹취파일을 풀 엄두가 나질 않지만… 듣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용기 내 봅니다!
최미영, 그녀는 누구인가?
렌지: 안녕하세요, 미영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미영: 스피치 교육 전문가 최미영이라고 합니다. 스피치 교육을 전문으로 하지만 방송사에서 엠씨도 보고 기업행사에서 진행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말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더 제 일을 이해하기 쉬우실 거예요.
대기업 사내 아나운서였던 그녀가 프리랜서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
▲사진: 사내아나운서 시절 미영쌤
렌지: 원래 한 10년 정도 LG 사내 아나운서로 일하고 계셨던 거로 알아요. 회사 내의 아나운서는 방송국 아나운서와 같은 일을 하나요?
미영: 아나운서 일만 하지는 않아요. 보통 알고 있는 그 아나운서의 일들은 전체업무의 한 10%밖에 차지하지 않고, 나머지 90%는 PD의 업무죠. 조직문화 개선 활동이라든가 경영 메시지, 신제품 및 서비스 등을 취재해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사실은 아나운서의 업무 외의 다른 일을 더 많이 했죠.
▲사진: PD도 하고 기자도 하고... 이래저래 바쁘게 뛰어다녀야 했던 사내아나운서 최미영의 삶
렌지: 지금은 LG의 사내 아나운서로 일하고 계시지 않잖아요? 대기업에서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인 제가 그냥 생각해 볼 때는 고강도의 일을 하지만 그래도 '대기업'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 나올 때도 큰 용기가 필요했을 거 같아요. 주변에서도 말렸을 거 같고요.
미영: 실제로 제가 그만둔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도 백이면 백 "아니,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둬?"라고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겉으로만 보고 있는 거잖아요. 내면에서 그 사람이 일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사실은 잘 모르는 거니까, 그냥 객관적인 몇 가지 지표만 보고 '저 사람이 하는 일이 굉장히 좋은 일인 거 같다. 저 사람이 다니는 회사가 굉장히 좋은 거 같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그 내부에서는 매우 많은 것들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눈에 보이지 않는.
예를 들면 그 조직 안에서의 제 개인이 목표로 하는 비전이라든지, 그런 걸 제가 아닌 사람들은 느낄 수 없잖아요. 저 같은 경우 직군이 특이했기 때문에 고민이 더 많았고요. '이 조직 안에서 10년~ 20년 계속 회사생활을 할 수 있을까?' 자주 고민하게 됐죠. 확신이 안 생기더라고요. 왜냐하면 회사 내에서 제가 기준으로 삼을만한 롤모델을 발견하지 못했거든요. 제 직군에, 여성으로서, 이 조직에서 20년, 25년, 30년 지속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사람을 보지 못 했어요. 그렇다 보니까 막연하게 나는 이 조직을 오래 다닐 수 없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걸 느낀 순간부터 막연하게 '이 조직을 다니지 않는다면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굉장히 오래 고민했고, '그러려면 내가 좀 힘이 있을 때 퇴사해야겠구나. 밖에 나가서 버틸 수 있는 그런 힘이 있을 때 퇴사를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퇴사, 그 이후 맞이한 절벽에서 그녀만의 길을 찾아내기까지
렌지: 회사를 나오시면서 바로 "이제 나는 새로운 일을 한다!"하고 바로 스피치 교육을 시작하긴 어려웠을 거 같아요. 그걸 생각하셔서 나오시기 전에도 나온 뒤에도 얼마간의 기간 동안 일을 준비하셨을 거 같은데... 혹시 어떠셨나요?
미영: 사실 막연히 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내가 몇 살 때 회사를 그만두어서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그냥 막연하게만, 왠지 오래 못 다닐 거 같다고 느꼈죠. 그러다 2015년 상반기에 우울증을 앓게 됐어요. 출근할 때도 눈물이 흐르고 퇴근할 때도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어느 날에는 숨이 안 쉬어지기도 했고요. 결국엔 살려고 그만뒀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게 됐고 준비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막연하게 나는 퇴사하면 아무래도 스피치 전문학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만 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막연하게나마도 생각을 해 놨던 것들이 퇴사할 때 굉장히 많이 힘이 됐어요. '그러면 그만두더라도 이쪽으로 준비하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퇴사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렌지: 그저 막막할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으니까 좀 더 나았겠네요.
미영: 그렇지만 또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절벽이잖아요? 퇴직금은 줄어들고 시간은 가고. 저도 모르게 자꾸 퇴사하고 나서 잡코리아를 보게 되더라고요.
렌지: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시려고요?
미영: 네(웃음). 그러다 결국은 이미지 컨설팅 쪽을 준비했어요. 스스로에게 속았던 거 같아요. 퇴사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왜 그만두냐고 물어보는데, 제가 거기에 대고 "우울증이 있어서 회사를 못 다니겠어요."라고는 말하기 어려워서 "아, 저 이미지 컨설팅 하려고요."라고 말하곤 했거든요. 스스로 명분을 만들었는데, 너무 퇴직 인사를 그런 식으로 많이 하다 보니까 저까지 속은 거죠. '아, 난 이미지 컨설팅을 하고 싶은 사람이야.' 그래서 퇴사를 하고 나서 이미지 컨설팅 공부를 많이 했어요. 퍼스널 컬러 자격증도 따고요. 메이크업도 배웠죠.
▲사진: 퍼스널 컬러를 공부하던 미영쌤
그렇지만 사실 패션 되게 안 좋아하거든요. 퇴사까지 해서 이미지 컨설팅 공부에 시간도 많이 쓰고 돈도 많이 쓰고나니 더 수능 보듯이 공부했는데, 제가 쇼핑만 가면 그렇게 몸이 아픈 거예요. 즐겁지 않은 거죠. '이렇게 많은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투자했는데 이게 나와 맞지 않는다'는 걸 수업료를 꽤 지불하고 나서야 깨달았던 거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한데, 잘할 수 있는 건 뭐고 잘 맞는 일은 뭐고 이런 걸 고민하는 시간도 충분히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현재 1인기업스쿨 대표인)인숙 대표님을 만났어요.
렌지: 또 새롭게 준비를 하게 되셨겠군요. 그때가 혹시 언제쯤이었을까요?
미영: 제가 이미지 컨설턴트를 준비했던 게 1년 반 정도 됐거든요. 퇴직금은 다 사라졌고 시간은 시간대로 흐른 뒤였죠. 얼마나 마음이 지쳤겠어요. 그래서 퇴사한 게 슬슬 후회되던 때였어요. 그러다가 중간에 제가 해외에 나갈 일이 있어서 설상가상으로 경력이 단절되기까지 했죠. 그러고 2017년 초에 한국에 들어왔어요. 그때 정말 막막했는데 마침 김인숙 대표님 특강이 열린다는 걸 봤죠. 특강을 듣고 나서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비스타의 드림브랜딩(현재 1인기업스쿨의 파인드코스)을 듣고 본격적으로 제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직접 걸어본 프리랜서의 길, 무엇이 가장 장애물 처럼 느껴졌는지
렌지: 혹시 일하시면서 마주하게 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미영: 상상과 실전은 참 다르다고 느낀 게, 그냥 상상할 때는 내가 나가서 스피치 학원을 열면 올 거 같잖아요. 막상 나와서 일을 해보니까, 저한테는 영업력이라든가 마케팅력이 부족하더라고요. 개인으로 일할 때 정말 중요한 게 그 둘인데 말이죠.
렌지: 맞아요. 내가 밖에 얘기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잖아요.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고객을 데려와 주는 것도 아니고요.
미영: 저도 해본 적이 없어서 몰랐어요. 정말 바닥부터 시작하면서 학원에 들어가서 일도 배우는 시간도 보내야 했죠. 사실 퇴사를 생각하는 분들은 그런 시간을 잘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정말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그 각오가 없으면 홀로서기는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은 퇴사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건... 첫 번째는 절대 쓸데없는 걸 배운다고 퇴직금을 낭비하지 말 것. 두 번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어떻게 돈으로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볼 것. 그리고 세 번째 나에게 그만한 영업력과 마케팅력이 있는지 확인해볼 것. 전 이 세 가지를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책 없이 나오면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왜 '스피치' '교육'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을까?
▲사진: 스피치 교육 전문가 미영쌤
렌지: 그렇게 고난 끝에 결국 스피치 교육 전문가의 길을 걷고 계신 거잖아요. 왜 다른 게 아니라 '스피치'여야 했고 그걸 '교육'하는 형태로 일을 하고 싶으셨나요?
미영: 제가 이미지 컨설팅하면서 많이 헤맸잖아요. 그러면서 생각한 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누가 원해야 한다.'였거든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건 스피치였고 스피치 교육이 필요한 누군가가 제 강점을 필요로 할 수 있겠더라고요. 나의 능력으로 누군가가 스피치에 자신을 갖게 만든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테고요. 그래서 스피치 교육을 하게 됐고, 하면서 느낀 거는 '아, 내가 잘하는 일을 해서 누군가가 바뀌는 걸 보는 건 되게 보람 있는 일이구나. 그 일 자체만으로도 나한테 되게 큰 에너지가 될 수 있구나' 였어요. 이전에 이미지 컨설팅 공부를 하기 위해 쇼핑할 때는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일을 하러 갈 때 즐거워요.
렌지: 그렇게 일하실 때 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이를테면 원동력 같은 게 있을까요?
미영: 사람들이 처음에 다 "너 왜 그 회사를 그만두냐"이러면서 저를 말렸잖아요. 그래서 저한테 더 증명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이 일은 정말 내가 원해서 선택한 거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야"라는 거를 나한테 증명하고 싶은 거죠. 그런데 제가 열심히 하다 보니 정말 재밌고, '이걸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지금 삶이 되게 만족스러워요. 내가 즐거운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니 '그때 퇴사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싶더라고요. 제가 한 선택을 옳은 선택으로 바꿔가려면 열심히 해야 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즐겁고, 즐거우니까 더 열심히 하고 이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거 같아요.
유튜브에서도 만날 수 있는 스피치 교육 전문가, 최미영
▲사진: 유튜브 '최미영 아나운서'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KhbE56XjvzsnHELIP0jO1A
렌지: 1년 반 정도 유튜브를 운영하셨잖아요.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요?
미영: 인숙대표님 때문에...(웃음). 저는 원래 페이스북도 안 하고 SNS를 일절 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인숙 대표님께서 저한테 유튜브를 한번 해보라고 제안을 해주셨죠. 그 당시에는 "유튜브가 뭐예요? 그걸 제가 올릴 수 있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유튜브를 몰랐어요. 그걸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요. 유튜브에 대한 책도 거의 없을 시절이었잖아요. 제안을 해주시니 고민을 해봤고 파다 보니 이게 괜찮을 거 같은 거죠. 그래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생각은 했는데 어떤 컨텐츠를 올릴 것인가가 관건이잖아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키즈 컨텐츠가 유행인 거 같아, 조카들을 데려다 놓고 책도 읽어보고 만들기도 해보고 별거 다 해본 게 생각나네요.
렌지: 1년 반만 유튜브를 운영 하신 게 아니네요?
미영: 네... 겉으로 보일 때는 1년 반인데, 그걸 만들기 전에 제가 시행착오한 시간이 있었죠. 조카들이 저희 집에 와서 만들기를 하면 제가 그걸 촬영하고 편집도 해보고, 그런데 이게 별로 내키지 않는 거예요. 조카들 얼굴이 나오는 것도 제 욕심 때문인 거 같고,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보이스트레이닝 해야겠네' 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올렸어요.
렌지: 그런데 반응이 굉장히 좋잖아요.
미영: 사실 한동안은 반응이 없었고요. 딱 하나 올리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누군가가 댓글을 이렇게 달아줬어요.
이 댓글이 정말 응원이 많이 됐어요. 전 악플만 달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감싸주고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렌지: 영상도 직접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까지 다 하고 계신 거예요?
미영: 네, 그게 있으니까 유튜브를 할 때 큰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카메라도 쓸 줄 알고 편집기도 쓸 줄 알고 영상도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으니까요.
▲사진: 직접 영상편집중인 미영쌤
오히려 저는 "PD 했었다면서 영상을 저렇게 만들었어?" 소리가 나올까봐 걱정이 많이 됐어요. 내심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비난을 신경 쓰느라 오픈을 망설였던 적도 있고요. 놀듯이 그냥 재미있게 소통하려는 목적으로 올리겠다는 마음이 되기가... 방송 쪽에서 일을 한 사람들은 더 어려운 거 같아요.
렌지: 콘텐츠로 올린 건 스무개 정도였는데 사실 뭐 유튜브든 SNS든 '채널을 키울 때는 꾸준히 일주일에 두 번은 올려야 한다' 뭐 그런 말을 하잖아요. 그런데 미영쌤 채널을 보면 한 달에 한 번꼴로 올리시는데 구독자가 1만 3천여 명이더라고요. 정보성 컨텐츠이기 때문도 있지만, 또 특별히 미영쌤이 생각하는 꾸준한 구독자수 증가의 비결이 있다면 뭘까요?
미영: 제가 한 번 유튜브 구독자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설문 진행을 했었는데 "왜 제 채널을 구독해주셨냐"고 물으니 다들 하셨던 얘기가 '상업적이지 않았다'는 거예요. 다른 유튜브는 학원에서 운영하는 경우도 많고, 뭔가 액기스는 없는데 더 듣고 싶으면 "학원을 와라"라고 말하는 곳이 많아서요. 그런데 제 채널의 영상들은 다 알려주더라는 거죠. 그런 이유로 구독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오프라인 상의 스피치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렌지: 유튜브도 하시고 블로그도 하시고 페이스북도 하시잖아요. 정말 오프라인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은 어디를 통해 의뢰를 많이 주시나요?
미영: 유튜브를 보고 오세요. 카카오톡 아이디를 넣어놔서 그곳으로 연락을 주시는 편이고, 아니면 이메일로도 연락을 받죠.
렌지: 보이스트레이닝 쪽으로 많이 오시나요?
미영: 네, 거의 보이스 트레이닝으로... 올 것 같죠?
렌지: 네.
미영: 그런데 의외로 저한테 수업을 들으시는 분 중에는 보고 트레이닝을 받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진: 미영 아나운서의 그룹 보고 스피치 강의
회사에서 보고할 때 필요한 스피치 방법을 배우는 거죠. 제 채널의 구독자는 거의 20대에서 30대 여성층이 65% 예요. 하지만 정작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은 40대 50대 직장인 남성분들이 의외로 있더라고요. 회사에서도 사실은 자신의 직급이 올라가면서 자신의 업무를 피력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져요. 특히나 팀장이 되면 임원한테 가서 보고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이건 저도 해봤지만 정말 심장이 타들어 가는 얘기거든요. 그런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이 꽤 있죠.
렌지: 그냥 가져가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군요.
미영: 그렇죠. 너무 떨려서 힘들어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보고드릴 것의 내용을 분명히 파악하고 스크립트도 짜야죠. 갑작스럽게 들어올 질문을 대비해 몇몇 예상 질문에 대한 답도 파악해보는 게 좋고요. 회사 임원분들도 꽤 많이 들으세요. 그분들이 아마 제일 말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가 많을 거예요. 임원이나 팀장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승진이 걸린 일이기도 하고 나의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한 생존의 문제와도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거든요. 그래서 면접 스피치 교육과는 또 다른 무게가 느껴지죠.
그녀의 올해 계획
렌지: 마지막으로 미영쌤께서 이번 년 특별하게 세운 목표가 있다면...?
미영: 올해 최대 목표는 건강이죠. 왜 그러냐면 프리랜서에게 건강은 제일 중요한 자산이니까요. 회사 다니면 '아, 회사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프리랜서는 아프면 그대로 일이 끊기는 거고 예정해 놨던 일들의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건강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줘야 해요. 강의했는데 몸이 아파서 제대로 된 강의를 못 해 드리면 이 사람의 귀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거니까, 최대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죠. 또 다른 하나는 보고 스피치 쪽으로 유튜브에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게 목표이기도 해요. 섣불리 말하기 좀 그렇지만 책을 하나 써보고 싶기도 하고요. 제안서도 써보고 경쟁도서 분석도 해보는 중이죠.
비스타와의 첫 만남
렌지: 비스타를 처음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미영: 제가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닌데, 우연히(?) 인숙 대표님과 페이스북 친구가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계속 인숙 대표 님이 페이스북에 올려주시는 글을 보다가 인숙대표님이 어떤 분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동안 계속 본 게 있으니 이분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있었죠. 그러다가 특강 공지가 나왔길래 바로 들었죠. 특강을 들어보니, 아 지금 나한테 굉장히 필요한 특강이구나 느낌이 들어서 바로 다음 날에 대표님께 연락을 드리고 드림브랜딩을 듣게 됐죠.
렌지: 쌤은 그래도 막연히 스피치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갖고 계셨잖아요. 그런데 왜 브랜드유가 아니라 드림브랜딩이었나요? 한 곳에서 일을 오래 하시면서 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하셔서 드림브랜딩을 들으신 건가요?
미영: 제가 수업을 듣겠다고 하니까 인숙대표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셨어요. 제 얘기를 쭉 들으시더니 '아, 그러면 드림브랜딩부터 들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라고 해 주셨죠. 그런데 사실은 제가 수업을 끝까지 못 들었어요. 다른 곳이었으면 "수업을 못 들으신 건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시니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없어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숙 대표님은 "그래도 한 번 찾아오세요"라고 하셔서 찾아왔고 그때 제 얘기를 쭉 들으시더니 유튜브를 권해주셨죠.
렌지: 그럼 드림브랜딩이 낳은 결과물은 유튜브네요?
미영: 그렇죠. 유튜브가 정말 효자 같은 게 유튜브를 보고 저한테 수업을 듣고자 찾아오시는 분도 많으시고 어떤 공간에서 교육해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고 행사 진행을 해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고요. 모든 것의 창구가 유튜브가 됐어요.
비스타에서의 보이스 트레이닝 강의
렌지: 그리고 나서 2017년에 비스타에서 보이스 트레이닝 강의도 2기까지 하셨잖아요.
▲사진: 당시의 보이스 트레이닝 강의 웹용 포스터
미영: 사실 저는 제가 학원에서 스피치 강의를 하면서도 혼자서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거든요.
렌지: 학원에 계시던 기간은 한 어느 정도였나요?
미영: 그것도 한 1~2년 되죠. 외국에 잠깐 나가있기 전에 제가 베이스로 삼을 수 있는 교육 콘텐츠가 없다 보니 학원에 있었고, 그런데 그것마저도 외국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사라지니까 막막해지더라고요. 자신도 없어졌고요. 그런데 인숙 대표 님이 "제가 수업 열어드릴게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막연하게 '내 이름을 걸고 열 수 있을까?'했는데 정말 열리더라고요. 이게 공고를 내니까 정말 수업을 듣겠다는 분들이 오셨고, 수업을 4주 동안 했어요. '아, 이거 정말 내가 수업을 열 수 있겠구나' 하는, 저만의 수업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저 스스로 한테서 발견한 거죠.
▲사진: 2017년 비스타에서 진행했던 보이스 트레이닝
비스타, 왜 수업이 끝난 후에도 계속 찾게 되는 걸까요?
렌지: 수업을 들으신 지 그럼 꽤 되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 이후에 비스타와 일을 하시기도 했고, 비스타 아지트를 대관해서 쓰시기도 하고 계속 뭔가 다양한 방식으로 비스타와 연을 맺고 계신 거 같아요. 어떤 점이 미영쌤을 비스타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걸까요?
미영: 저 같은 경우는 인숙대표님 때문이 크죠. 대표님께 어떤 매력이 있냐면 '단순히 나는 이 클래스를 운영하는 교육자예요'라는 느낌보다는 이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저를 챙겨주시고 '내가 정말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구나'를 제가 느낄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미영님,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라고 피드백도 주시고요.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언을 해주신 때가 많았죠. 그런 것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거 같아요. 1인 기업이라는 건 되게 외로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 시장 속에도 동료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거, 그것도 나의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또 우리 비스타 멤버들이 카톡 창에서 그런 것들을 해주고 있잖아요.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도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렌지: 분위기가 좀... 그렇죠. 따스하다고 해야 하나?
미영: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느낌? 동료를 얻어서 다 서로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이 느껴지니까 그게 너무 좋았던 거 같아요. 궁금한 게 있어서 단톡방에 올리면 다들 서로 답해주려고 하시고요. 그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결국은 김인숙 대표님과 비스타 멤버들이 저를 비스타에 머물게 하는 거 같아요.
인터뷰를 끝내며...
안 그래도 예쁜 콘하스에서 안 그래도 예쁜 미영쌤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미영쌤은 연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제가 녹취를 풀 때 얼마나 수월할 것인가를 보장해주셨고, 그러는 와중에도 '미영쌤 발음이 좋다 - 내 발음이 비교되어 들린다 - 의식이 된다 - 혀가 굳는다 - 발음이 정말 이상해진다 - 미영쌤 발음이 더 좋게 느껴진다 - 내 발음이 더 비교가 된다 - ....'란 생각에 잠깐 잠깐씩 괴롭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쌤 그런데 저는 혀가 정말 짧은가요? 누가 짧게 느껴진다고 해서..."라고 질문도 넌지시 던져보았죠. 그 덕에 저는 혀가 짧은 게 아니라, 입 안의 공간이 좀 작아서 오히려 혀가 자꾸 앞으로 나오는 것이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럴 때는 입을 좀 더 크게, 옆으로도 넓게 벌려 말을 하면 좋다고 하셨죠. 만약 제가 시옷 발음을 th 발음으로 하는 걸 발견하는 분께는... 제 책을 드립니다. 저도 시옷 발음을 교정하고 싶어요. 저도 미영쌤 처럼 또랑또랑 발음하고 싶어요. T n T
이렇게 제 문제가 뭔지도 파악했지만, 그보다 스피치 교육 전문가로 일하고 계시는 미영쌤의 고군분투기를 다룰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겉으로만 볼 때는 미영쌤의 매끈한(?) 이미지 때문인지 그저 꿋꿋하게 본인의 일을 잘하시고 있을 거 같단 생각만 막연히 들었거든요. 그런데 인터뷰를 해보니 '선생님께서도 처음부터 그렇게 쉽기만 했던 게 아니었구나.'싶었죠. 큰 대기업을 나와 본인의 일을 스스로 찾아 바닥에서부터 시작한 그 이야기들이 다른 분들에게도 공감을 많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미영쌤의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일화가 더 궁금하신 분들, 여기에 나오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가 미영쌤의 SNS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KhbE56XjvzsnHELIP0jO1A
블로그: https://blog.naver.com/sweetnavee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weetnavee/
언제든 구독. 좋아요. 팔로우. 환영이에효!